여행이 아닌 목적으로 해외에 다녀온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열렸던 국제 컨퍼런스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했었기에, 그 경험을 다시 한번 느껴 보고자 저는 과감히 대만으로 향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COSCUP은 저의 예상을 뛰어넘는 추억을 안겨 주었습니다.
입국 첫날에 간 전야제부터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술집에 들어가자 마치 정글 속에 던져진 한 마리 양과 같은 심정을 느꼈습니다. 우리 일행 빼고 모두가 서로를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구면이 많은 성준 님을 따라 모르는 분들께 말을 붙여 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행사장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나니, 사실 모두가 초면인 분하고도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 행사일부터는 FOSS for All 부스에서 활동하는 동시에 전야제에서의 교훈을 자양분 삼아 주변 부스 운영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커뮤니티 부스든 기업 부스든 결국 오픈소스의 사상에 동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둘째 날에는 듣고 싶었던 위키미디어 및 오픈스트리트맵 관련 강연을 중점적으로 들었습니다. 물론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었지만, 커뮤니티상에서 닉네임으로만 보던 분들을 대면으로 여럿 만날 수 있어서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활동해 왔던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인터넷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 세계가 아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해 주었거든요.
행사 일정이 끝난 후 저녁에 파이콘 대만 분들과 다같이 시장에 가서 대만 문화를 100%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것은 덤입니다.
컨퍼런스라고 하면 뭔가 학술적인 분위기가 강해 보이고, 단순히 부스 가서 홍보 듣거나 발표장 가서 정보만 얻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컨퍼런스의 핵심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컨퍼런스 이후에도 소통을 지속하게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여는 FOSS for All 컨퍼런스도 이 목적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오픈소스 이용자로서는 멀게만 느껴졌던 커뮤니티 관리진 분들과 대등하게 만날 기회를 조성하고, 국내에 점조직처럼 존재하는 오픈소스 기여자 및 단체를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FOSDEM이나 COSCUP처럼 국제적으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컨퍼런스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픈소스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올린다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국인 입장에서 마음 편하게 들으러 갈 수 있는 국제 컨퍼런스가 매년 열린다면 나쁠 것 없으니까요.